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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생물학적 마커로 몸속 상태 알 수 있을까?

by 도씨님 2025. 4. 25.

 

우울증을 진단할 때 흔히 떠올리는 것은 설문지와 대화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몸속에서 우울증의 단서를 찾으려는 과학적 시도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바로, 생물학적 마커(Biomarker)를 통해서입니다.

 

오늘은 우울증과 관련된 대표적인 마커들이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떻게 우리 몸의 신호로 감정을 설명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생물학적 마커란 무엇인가요?

생물학적 마커란,“질병의 상태나 변화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몸의 지표”를 말합니다. 즉, 눈으로 보이진 않지만, 몸 안에서는 이미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뜻입니다.

혈압이 높으면 고혈압을 의심하고, 혈당 수치로 당뇨를 확인하듯, 우울증에도 정서 이상을 보여주는 마커가 존재합니다.


우울증과 관련된 대표적인 생물학적 마커

1. BDNF (뇌유래 신경영양인자)

  • 뇌세포의 성장과 회복에 중요한 단백질
  • 우울증 환자에게서 현저히 낮은 수치가 관찰됩니다.
  • 회복 중인 환자는 BDNF 수치가 점차 증가하기도 합니다.

2. 코르티솔 (Cortisol)

  • 흔히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진 물질
  • 만성 스트레스 상태에서는 코르티솔이 과도하게 분비
  • HPA축(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의 이상 신호

3. 염증성 사이토카인 (IL-6, TNF-α 등)

  • 면역계 활성화 신호로, 뇌 내 염증과 기분 저하에 관여
  • 최근 우울증을 ‘염증성 뇌질환’으로 보는 관점도 있음

감정도 ‘숫자’로 측정될 수 있을까?

물론 감정은 복잡하고 개인차가 큽니다.하지만 뇌 속에서 감정을 조절하는 회로는결국 신경전달물질, 호르몬, 염증 반응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생물학적 마커들을 함께 관찰하면우울증의 원인을 좀 더 정확히 이해하고, 개인별 맞춤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검사를 통해 알 수 있을까?

현재 국내에서는 일반 정신과 진료에서 BDNF, 코르티솔, 염증 수치를 정기적으로 측정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일부 대학병원이나 연구 기반 클리닉에서는 혈액, 침, 유전자 기반으로 우울증 관련 생체지표를 분석하기도 합니다. 앞으로 디지털 헬스 기술이 발전하면서이런 검사도 일반 건강검진처럼 받아볼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마커를 알면 치료도 달라질까?

네, 그렇습니다.예를 들어 코르티솔 수치가 높다면 스트레스 조절이 우선시 되어야 하고, BDNF가 낮다면 신경 재생을 돕는 운동, 약물, 인지치료가 적합할 수 있습니다. 즉, 생물학적 마커는단순히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는 지표가 아니라, 회복 방향을 정해주는 ‘나침반’ 역할을 합니다.


마무리하며

우울증은 이제 ‘보이지 않는 마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몸은 이미 오래전부터 호르몬, 단백질, 면역 반응을 통해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제가 겪었던 불면, 반복되는 불안, 자책의 감정들도 그저 심리적인 반응만은 아니었다는 것을이번 논문을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최근 마음이 무겁고감정이 자꾸 반복된다면, “내 몸이 보내는 신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한 번쯤 가져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우울증 치료법의 최신 흐름과,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어떤 대안들이 있는지 다뤄보겠습니다.


🔖 참고 논문Li, Z. et al. (2021). Major Depressive Disorder: Advances in Neuroscience Research and Translational Applications. Neuroscience Bulletin, 37(6), 863–8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