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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유전적 요인과 스트레스 상호작용

by 도씨님 2025. 4. 29.

우울증은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정신 건강 문제입니다. 삶의 의욕을 잃고, 무기력과 슬픔에 빠지게 만드는 이 질병은 단순한 기분 문제를 넘어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듭니다. 최근 연구들은 우울증이 단지 힘든 일을 겪었을 때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유전적인 영향도 함께 작용할 수 있다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때, 어떤 사람은 쉽게 회복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깊은 우울에 빠지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 유전자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우울증 유전적 요인"이란 무엇인지, 스트레스는 왜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는지, 그리고 이 둘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쉽게 풀어 설명드리겠습니다.


 

1. 우울증에 영향을 주는 유전적 요인

우울증 유전적 요인은, 쉽게 말하면 우리가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 중 일부가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을 조금 더 높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족이나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우울증이 어느 정도는 유전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과학자들은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약 30% 정도는 유전자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유전적 요인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우울증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우울증 유전적 요인은 보통 스트레스 같은 외부 자극과 함께 작용할 때 나타납니다. 즉, 선천적으로 약간의 취약성을 가지고 있더라도 평온하고 행복한 환경에서는 문제가 드러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5-HTTLPR"이라는 유전자는 요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 유전자는 우리 뇌 속의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세로토닌은 기분을 안정시키고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물질인데, 이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경우 스트레스에 훨씬 민감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세로토닌을 만드는 데 필요한 효소를 조절하는 다른 유전자에 문제가 있을 때도 우울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처럼 유전자는 단순히 존재하는 것만이 아니라, 실제로 뇌 속 물질의 균형을 바꾸어 우리의 기분과 정신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우울증 유전적 요인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더욱 큰 영향을 발휘하며, 뇌 기능에도 깊게 관여하고 있습니다.  유전적 요소를 우리가 바꿀 수는 없지만 스트레스를 조절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다음은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관련된 내용을 보겠습니다. 

 


2. 스트레스와 우울증 발병의 관계

스트레스는 우리 마음과 몸에 큰 부담을 주는 요소입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매우 힘든 일을 겪고도 비교적 잘 견디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같은 스트레스로 인해 깊은 우울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차이는 바로 우울증 유전적 요인이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다르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연구로, 5-HTTLPR 유전자에 특정 변이가 있는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훨씬 높아진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특히 "짧은 형태(S형)"를 가진 사람들은 스트레스 사건이 많을수록 우울증에 빠질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반면 "긴 형태(L형)"를 가진 사람들은 같은 양의 스트레스를 받아도 비교적 견디는 힘이 강했습니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의 갈등, 가족 문제, 실직, 건강 문제 같은 큰 스트레스를 경험했을 때, 유전적 취약성이 있는 사람은 이 상황에서 빠르게 우울감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반면, 유전적 요인이 약한 사람은 일시적으로 힘들어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회복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 시절 부모나 주변 사람에게서 받은 부정적 경험(예: 학대, 무시)이 있는 경우, 이런 과거 경험과 유전적 요인이 결합하여 성인이 되었을 때 우울증 위험을 더욱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스트레스는 누구에게나 영향을 주지만, 유전적 요인과 만나면서 어떤 사람에게는 훨씬 더 큰 상처가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사실은 같은 일을 겪어도 '나는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는데, 저 사람은 왜 스트레스를 덜 받지?' 하는 의문도 어느 정도 해소하게 해 줍니다. 저도 다른 사람보다 좀 더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인 편이라, '왜 나는 이렇게 예민할까? 감정에 취약할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유전적인 요소도 있을 수 있겠구나 생각하니 스스로를 더 위안을 많이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3. 우울증 유전적 요인을 알았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우울증 유전적 요인을 안다고 해서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더 현명하게 자신을 돌볼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입니다. 스트레스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스트레스를 받아들이는 방식은 충분히 훈련할 수 있습니다. 마음 챙김 명상,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휴식,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과의 소통은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저도 출산 후에 우울증이 생겨서 3년 정도 앓고 있습니다. 초반에는 충분한 영양섭취와 휴식이 도움이 많이 됐고, 체력이 어느 정도 회복이 돼서 1시간을 걸어도 몸이 아프지 않을 때는 규칙적인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주에 2번 1시간씩 운동을 시작하면서 기분이 서서히 개선되는 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기분이 괜찮다'라는 건 아니었습니다. 처음엔 '월래 운동하면 기분이 좋은데 왜 이렇게 처지지?'라는 기분이었습니다. 이 내용은 또 따로 다른 글에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두 번째는 조기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조기 도움을 요청하는 것 정말 중요합니다. 만약 스스로 기분이 가라앉고 무기력함이 오래 지속된다면, 전문가와 상담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은 상담이나 치료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져, 초기 개입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초반에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 지금 회상해 보면 초반에 도움을 받았더라면 제가 긴 시간 동안 우울증에 시달리지 않아도 됐을 것 같습니다. 

 

세 번째는 약물 치료를 포함한 전문 치료 접근입니다.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들은 세로토닌을 조절하는 약물(예: SSRI)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약물이 필요한 것은 아니므로, 개인의 상태에 따라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전문가분을 찾아가니 우울증 지수는 높지 않지만 너무 장기적으로 우울증을 앓아와서 약이 필요하다고 해서 지금 복용 중입니다. 약은 세로토닌과 도파민에 관여하는 약을 복용 중입니다. 복용 후에는 기분 조절이 정말 생각보다 빠르게 조절돼서 전문의분도 놀랐습니다. 저는 우울증에 대해서 꾸준히 공부하면서 약과도 독립하고 우울증과도 이별을 해보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와 같이 우울증을 겪은 분들께서 자신의 유전적 특성을  이해하시고 스스로를 더 잘  돌보는데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자신에게 필요한 것들을 적극적으로 찾고,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자신을 보호하는 지혜를 가질 수 있길 바랍니다. 


 

우울증은 단순히 힘든 일을 겪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타고난 유전적 특성과 스트레스가 함께 작용할 때 발병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특정 유전자가 스트레스에 대한 민감성을 높이고, 결국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줍니다. 바로,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것이 아니라, 환경과 노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도 지금 진행 중이니 저와 함께 하시면서 극복하시길 바랍니다. 

 

참고문헌

  1. Wurtman, R. J. (2005). Genes, stress, and depression. Metabolism Clinical and Experimental, 54(Suppl 1), 16–19. doi:10.1016/j.metabol.2005.01.007
  2. Caspi, A., Sugden, K., Moffitt, T. E., Taylor, A., Craig, I. W., Harrington, H., ... & Poulton, R. (2003). Influence of life stress on depression: moderation by a polymorphism in the 5-HTT gene. Science, 301(5631), 386–389.
  3. Sullivan, P. F., Neale, M. C., & Kendler, K. S. (2000). Genetic epidemiology of major depression: Review and meta-analysis. 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 157(10), 1552–1562.
  4. Kendler, K. S., Kessler, R. C., Walters, E. E., MacLean, C., Neale, M. C., Heath, A. C., & Eaves, L. J. (1995). Stressful life events, genetic liability, and onset of an episode of major depression in women. 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 152(6), 833–842.
  5. Zhang, X., Gainetdinov, R. R., Beaulieu, J. M., Sotnikova, T. D., Burch, L. H., Williams, R. B., & Caron, M. G. (2005). Loss-of-function mutation in tryptophan hydroxylase-2 identified in unipolar major depression. Neuron, 45(1), 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