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은 모두 재발하는 걸까?
우울증은 단 한 번만 걸리고 끝나는 병이 아니라는 점에서 우울증을 앓았던 사람들에게 불안과 걱정을 안겨줍니다. 실제로 여러 임상연구에 따르면, 치료 후 호전되더라도 많은 환자들이 몇 년 안에 다시 증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걸 우리는 '우울증의 재발'이라고 부릅니다. 재발이란 치료 이후 일정 기간 동안 증상이 사라졌다가 다시 동일한 수준을 우울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
학술적으로는 재발과 재증가(recrudescence), 지속(persistence)을 구분하지만, 일반인 입장에서는 '다시 우울해진다.'다고 느끼는 것이 중요한 문제로 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첫 번째 우울증 후 재발할 확률은 약 50% 이상, 두 번째 우울증을 격은 이후에는 70%에 이르며, 세 번째 우울증을 격은 이후에는 거의 90%까지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즉, 재발을 반복할수록 다음 재발 가능성은 점점 더 높아진다는 것이 임상적 사실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재발 경험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는 치료 이후 장기적인 회복 경로를 유지하며 재발 없이 건강한 삶을 살아갑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우울증을 다시 재발하게 만들게 될까요?
재발을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
우울증 재발의 위험은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됩니다. 기존 연구들은 유전적 소인, 성격 특성, 초기 치료 반응, 스트레스 사건, 사회적 지지부족 등을 지목해왔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용인도 단독으로 '확실한 예측 변수'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울증 자체가 복합적인 질환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생물학적 특성, 심리적 기질, 환경적 경험은 모두 다르며, 이러한 차이들이 각각 다르게 작용하여 어떤 경우에는 재발이, 다른 경우에는 회복이 나타납니다. 또한 많은 연구들이 서로 다른 '재발의 정의'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혼란을 키웁니다.
예를 들어 어떤 연구에는 2주 이상의 증상 재출현을 기준으로 하고, 다른 연구는 최소 2개월의 무증상 기간이 있어야 '재발'로 간주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재발의 개념 자체가 통일되지 않았기 때문에, 연구 결과마다 다른 해석이 가능하며, 결국 재발 가능성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결국 재발 가능성을 정확히 예측하기느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 논문은 이러한 혼란을 줄이기 위해 ‘재발(recurrence)’과 ‘지속(persistence)’을 구분해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즉, 치료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증상이 남아 있는 상태는 '지속'이고 완전히 호전된 후 다시 나타나는 것은 '재발'이라는 구분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러한 구분은 예방 전략을 수립하는 데도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재발을 막기 위해 필요한 것
우울증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 치료 이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특히 증상이 사라졌다고 해서 치료를 중단하는 것은 재발 가능성을 높이는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약물 치료는 일반적으로 증상이 호전된 이후에도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유지되어야 합니다.
또한 인지행동치료(CBT) 와 같은 심리치료도 재발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치료는 우울증적 사고 패턴을 조기에 인식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재발 전 조짐을 감지하여 사전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줍니다.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운동, 스트레스 관리, 사회적 관계 유지 등은 모두 재발 가능성을 낮춰주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사회적 지지는 감정적 안정과 회복 탄력성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한 자원으로 작용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회복 과정을 장기적인 여정으로 받아들이는 태도입니다. 우울증은 완치라는 개념보다는 관리와 회복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러한 관점은 재발이 두렵기보다, 준비하고 대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줍니다.
결국, 우울증 재발은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반복될 수 있는 특성’으로 이해해야 하며, 그에 따라 체계적인 치료, 장기적 관리, 그리고 자기 이해의 태도가 함께 이루어질 때 우리는 재발이라는 두려움을 ‘예측 가능한 변화’로 바꿔낼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인지행동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들과 왜 증상이 사라졌을 때 치료를 중단하는 것이 재발 가능성을 높이는지와 약물치료는 호전 이후에도 더 먹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